이미지로 기선 잡기
한광일
상대방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도 인간관계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타인으로부터 존중감을 받는 기분은 웬만해선 포기하기 힘든 법이다. 나를 인정받는 최첨단 기법은 무엇이 있을까.
자신과 이야기하는 사람이 명석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면 상대는 나의 말을 훨씬 더 신뢰하게 된다.
즉, 상대의 눈에 지혜로운 사람으로 비춘다면 어리석은 사람의 말보다는 나의 말을 더욱더 신뢰하게 된다는 말이다.
내가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보이려면 그런 이미지를 상대의 머리에 심어주면 되는데, 그때 활용하는 6가지 테크닉을 보자.
첫째, 박식하다고 느끼게 하라.
자신이 잘 모르는 일을 다른 사람이 잘 알고 있으면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심리가 누구에게나 있는데, 이를 이용하는 화술이다.
사람이 한 부문에 두드러지게 우수하면 다른 부문에서도 상당수준 이상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안 보았더니 대단합니다.”
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그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문적인 골프 용어를 써서 이야기하면 몸을 가까이 다가들며 금방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과 같다. 상대의 전문분야, 또는 상대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사전에 충분히 공부한 연후에 만나는 것이 요령이다.
둘째, 대화를 정리하라.
만약에 의논상대가 여럿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끝까지 조용히 듣고 의견이 모두 쏟아져 나온 것 같을 때,
“그럼, 잠깐 제가 정리해 보면 이렇게 되는 거로군요.”
라고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심어줄 수 있다.
셋째, 분석력을 보여라.
“이 문제를 분석하는 착안점은 3가지인데, 그 중 하나는…”
하면서 차근차근 분석해 나가면, 자칫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던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의 분석력에 감탄한다.
넷째, 재빠른 반응을 보여라.
상대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은 다음, 재빨리 이해하고 적절한 말을 곧바로 대응한다.
“글쎄요, 저야 뭐…”
하면서 잘 모르는 태도를 보이면 상대는 실컷 이야기해 놓고 문제 파악도 못했나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이런 태도는 경우에 따라 상대를 화나게 할 수도 있다.
“잘 알 만합니다. 그 점은 저도 다각적으로 검토해 보았습니다만…” 하면서 시간을 벌어라.
대답은 분명히 하면서도 의사표명은 명확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면 상대는 이해한 것으로 믿고 안심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것이다. 그러면서
“그럼, 이런 방향으로 생각되지 않을까요?”
라고 방향 잡는 질문을 던져 한 단계씩 상대의 발언 내용을 이해해 나가라.
다섯째, 궁지에서 가치를 보이는 말을 하라.
코너에 몰렸더라도 여유만만한 말로 위기를 탈출한다면, 선망의 눈빛을 한몸에 받을 것이다.
위의 다섯 가지를 염두에 두고 항상 몸에 익힌다면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자신감 있는 태도로 나아갈 수가 있다.
여섯째, 나는 중요한 존재라는 이미지를 보여라.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지닌 성정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은 남의 인정을 받고자 갈망하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갈망하는 마음이란 즉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인식은 인간이 일생을 통해서 가장 목마르게 갈망하는 본능이라고 한다.
하기야 다른 사람에게 천대받고 무시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겸손한 사람이라도 이런 본능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실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며 대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 그래서 말을 듣다 보면 은근히 기분 나빠져서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사람하고는 두 번 다시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형식적인 이야기로 맴돌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대방에게 이와 같은 마음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비로소 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이라곤 받아보지 못한 가난한 한 식료품 점원을 분발시켜 전에 그가 50센트로 사두었던 법률책을 짐짝 속에서 꺼내어 공부를 하게 한 원동력은 다름아닌 자신의 중요감에 대한 욕구의 자각이었다. 그가 바로 링컨이다.
영국의 소설가 디킨스에게 위대한 소설을 쓰게 한 것도, 미국의 대사업가 록펠러에게 평생 써도 다 쓸 수 없는 부(富)를 쌓게 한 것도 모두가 자신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부채질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지 워싱턴은 자기를 ‘미합중국 대통령 각하’라고 불러주기를 원했다. 콜롬부스도 ‘해군 대제독, 인도 총독’이라는 칭호가 탐났었던 것이다. 러시아의 캐더린 여제는 자기에게 오는 편지 중에서 서두에 ‘폐하’라고 씌어 있지 않은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상대로 하여금 자신이 매우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라.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상대가 당신에게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되면, 그는 당신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
|
